매미성
2025년 4월 17일 목요일,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대금리.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대금리 바닷가에 지어진 화강암 성채. 거제도 주민인 백순삼이 건설하였다
21세기에, 그것도 문화재 복원도 아니고, 아예 없던 것이 신규 축조된 데다, 군사적 목적이 아니고 사업성 목적도 아닌 폭풍해일(태풍) 방어를 목적으로 건설된 유일한 대한민국의 성채다.
이 성을 혼자서 자그마치 20년 넘게 건설 중인 시민 백순삼은 대우조선 연구원 출신이었다. 그는 은퇴할 무렵부터 소일거리로 거제도 복항(洑項)마을에 꽤 큰 규모의 텃밭을 가꾸었는데, 2003년 9월, 역대급 태풍인 매미가 찾아왔고, 바다 근처에 있던 2,000㎡(약 600여 평) 면적의 밭에 있던 농작물은 모두 뽑혀 쓸려나가고 토사가 무너져 내려 한순간에 황무지가 되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백순삼은 다음에 태풍이 올 것에 대비하여 무너진 토사 경계면에다 제방을 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관을 고려하지 않고, 시멘트, 콘크리트, 벽돌로 단순하게 쌓았으나, 점차 미관을 고려하여 외장을 화강암으로 바꾸고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예쁘게 짓기를 10년 넘게 계속 하면서 어느덧 거대한 성채가 되어버렸다. 2018년 기준으로 높이 9m, 길이는 110m가 넘는 장대한 성곽과 제방이 형성됐다.
백순삼이 처음에 계획했던 제방은 이미 완성되었으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처럼 그는 여전히 휴일에는 증·개축 작업을 계속한다. 2023년 기준 그는 부산과 거제를 오가면서 매미성을 짓는다. 실제로 매미성을 찾아가 보면, 그가 직접 사비를 투자하여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인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매미성은 태풍 매미의 한반도 상륙 시 세력 중심기압 955hPa, 10분 평균 풍속 39㎧을 넘어서는 중심기압 940hPa대의 태풍이 상륙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힌남노 발생때 성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으나 태풍경로가 살짝바뀐데다가 너무 세력이 강해져 남해인근을 빠르게 지나간터에 테스트(?)가 무산되었다.
















